<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리뷰, 채사장의 삶에 대한 통찰

오늘 리뷰할 책은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입니다

 

채사장 님은 제가 개인적으로도 아주 좋아하는 작가이면서 팟캐스트 '지대넓얕'의 호스트 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인문학에 빠지는 계기를 만들어주셨고, 독특한 사상에 여러 자극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ㅎㅎ)

 

그럼, 본격적으로 리뷰 해보겠습니다.

 

 

 

 

 

 

1. 관계의 인문학이라니?

 

 

보시는 바와 같이 40가지의 이야기가 있고, '관계'라는 키워드라는 단어를 보고

저는 선입견에 사로잡혔습니다.

'인간관계를 쉽게 풀어갈 수 있게 도와주는 그런 류의 책인가 보구나...'

하지만, 읽어보니 이 책은 전~~혀 그런 주제가 아닙니다.

 

 

 

책의 일부에서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긴 합니다.

but, 전반적으로 이 책은 나라는 '자아'가 '세상'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지를

채사장의 인생과 독특한 관점으로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채사장님이 더 이상 책을 쓸 주제가 없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을 보고나니 전혀 아니었습니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채사장님의 세상에 대한 관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책입니다. 

 

 

중간중간, 불교 사상의 입각한 시각, 관념론자의 시각 등이 녹아들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2. 인상적인 구절

 

중요한 것은 모든 새로운 존재가 각자 나름대로의 시간과 장소에서 눈뜬 것과는 무관하게, 결국에는 모두 자기가 눈뜬 신체를 자기 자신과 동일시하고 그것을 아끼고 애지중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 . . . )

 

우리가 나라는 세계에 던져졌다는 것. 그래서 그것은 너무나 극복하기 어려운 한계가 된다. 나의 생각, 나의 사유, 나의 논리, 나의 합리성, 나의 믿음, 그 모든 것이 진정으로 내가 노력하고 얻은 것이고 순수하게 나의 것인지, 아니면 내가 던져진 나에게 속하는 속성 때문인지 우리는 판단할 수 없다. ( . . . ) 그래서 그것은 비극이 된다. ( . . . ) 도대체 무엇이 비극인가? 어쨌든 우리는 지금도 잘 살고 있지 않은가? 자기가 눈뜬 신체와 자기 자신을 동일시한다고 해서, 그것을 아끼고 애지중지한다고 해서 문제가 될 것은 없지 않은가? 도대체 뭐가 그리 문제란 말인가?

 

집착 때문이다. 나의 신체와 내가 가진 것에 마음이 쏠려 한시도 잊지 못하고 매달리기 때문이다. 나의 몸과 나에게 연결된 것들은 너무나 소중하고 유일한 것이라서 그것이 어찌 될까 봐 조마조마해 하고, 움켜쥐려 하고, 끝내 감싸 안으려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통이 된다. 살아간다는 것이 생각보다 버거운 이유, 내 삶이라는 게 남의 삶보다 더 고된 이유, 내가 손에 쥔 것이란 남이 가진 것처럼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 이유, 나의 삶은 이상하게 번잡하고 고통스러웠던 모든 이유는 그래서였던 것이다.

 

-'왜 나는 나에게 집착하는가'-

 

 

 

 

 

우리는 '의식'이 주이기 때문에 신체는 우리가 잠깐 머물러 가는 곳에 지나지 않는다.

책을 보다보면 결국 우리의 '의식'이 죽음 뒤의 우리가 남는 유일한 것?인 거 같다. 

이러한 생각에는 불교 사상+관념론+티벳 사상 이 복합적으로 합쳐진 거 같다. 

 

 

 

개인적으로 우리가 무언가에 집착을 하게 된다는 저 부분에 많은 공감이 같다. 

불교 사상은 자세히 모르지만 '집착'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하는 것이

일부 사상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집착이야말로 모든 불화와 스트레스의 원인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하지만, 집착을 끊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 뇌에는 가소성이라는 이름의 관성이 붙어 있다. 

또한, 어떤 질서에 들어가려하고 반복하려는 것은 본능이다. 

 

 

 

 

한 가지에 모든 것을 거는 이가 실패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포기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중간 어딘가에서 자신의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도 그것을 인정할 수가 없다. ( . . . ) 자신의 선택이 잘못이었다고 인정하면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과 노력과 비용과 정성이 모두 헛수고가 되고 말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 . . . ) 첫 단추를 잘 꿰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생각은 가능성이 없다. 내가 첫 단추를 제대로 꿸 가능성은 전혀 없다.

 

( . . . )

   

가정과 학교의 보호 속에서 제대로 된 실패를 해보지 않은 사람일수록 자신에 대한 환상을 갖는다. 자신이 실패를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 하지만 세상은 당신과 그런 방식으로 관계 맺으려 하지 않는다. 세상은 자신이 운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부터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 단추를 잘 꿰는 것이 방법이 아니라면 말이다. 결국 인정하는 수밖에 없다. 당신이 제대로 된 선택으로 시작하지 못할 것임을. 따라서 다른 길과 다른 가능성을 마음에 품은 채 느슨하게 출발해야 한다.

 

세상이 나에게 골라보라며 펼쳐주는 것들. 진로, 직업, 사업, 종교, 신념, 목표, 미래. 세상은 한 번도 당신에게 단 한 가지만을 골라 그것에만 매진하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 반면 당신에게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 '평생 먹고살 수 있는 하나의 전문직을 가져라', '평생 의지할 수 있는 하나의 종교를 가져라', '하나의 목표를 세우고 최선을 다하라', '언제나 노력하고 나태해지지 말라'하고 말하는 이들을 경계해야 한다. 이들은 자신에게 그것밖에 없는 빈곤하고 겁 많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당신 앞에 세상은 하나의 좁은 길이 아니라 들판처럼 열려 있고,

당신이 보아야 할 것은 보이지 않는 어딘가의 목표점이 아니라 지금 딛고 서 있는 그 들판이다.

발아래 풀꽃들과 주위의 나비들과 시원해진 바람과 낯선 풍경들.

 

이제 여행자의 눈으로 그것들을 볼 시간이다.

 

 

 -'열심히 살아도 괜찮은가'-

 

 

 

 

 

 

한 가지에 모든 것을 건다는 것은 위험하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률적으로 하이 리턴될 사람은 굉장히 소수이다.

 

 

 

하나에 몰두해서 거기서 성공한다는 것은

(성공의 정의는 여러가지겠지만 통상적으로)

어떤 집단에서 상위 몇 퍼센트에 들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인정받고 자신의 가치가 빛을 발해서 더 많은 소득이나 명성을 얻는 것. 

이것은 극소수만 도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에 몰두하면서 앞으로도 나아가지만 한발한발 앞으로

걸어가면서 주변의 경치를 눈과 뇌를 통해 담아두자.

 

 

 

이 문구가 많이 와닿는 것은 아무래도 지금 내가 그러한 시기 때문이기라고 생각한다.  

 

 

 

 

 

 이야기는 나와 세계를 관계 맺게 하는 도구다. 우리는 날것 그대로의 세계를 볼 수 없다. 어떤 안경이 되었든 반드시

집어 들어야 하고, 그 안경의 색깔이 만들어내는 명도와 채도 안에서만 세계를 받아들일 수 있다.

 

전설은 단순히 아이들의 동화가 아니다. 인류가 가장 오랜 시간 사용해온 안경이었고, 지금까지도 이 세상이 처음인 수많은 존재가 거부감 없이 세계와 처음으로 관계 맺을 수 있게 하는 도구다.

 

그런 측면에서 전설은 종교, 체제, 이념, 과학과 다를것이 없다. 이것들은 모두 큰 틀에서 '이야기'이고 어른들은 세계와 관계 맺을 수 있게 하는 도구다.

 

( . . . ) 

 

자신의 삶을 객관적인 사실과 정보와 데이터로만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 ( . . . ) 내 인생의 소중한 기억들은 나 스스로에 의해 선별되어 마음의앨범 속에 배열되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심연의 진실과 뒤섞여 하나의 이야기로 서술된다. 그리고 이야기는 결국 우리를 깨닫게 한다. 나는 누구이고, 왜 이곳에 왔으며,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를,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나와 세계의 의미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그래서 이야기는 도구다. 그것은 세계와 나를 이어준다. 세계와 거대함은 이야기를 통해 나에게 의존하고, 나는 이야기를 통해 세계의 거대함을 포용한다. 이야기를 통해 나는 모든 것을 허락받는다. 세계의 시작과 끝, 팽창과 수축, 존재와 무(無)는 이야기를 통해 내 안에서 발현된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나에 의해 구성된 이야기는 나의 세계의 진실성을 반영할 뿐이다. 그것은 타자의 세계를 재단하는 기준이 될 수없고, 세계 전체를 기술하는 보편적 진리가 될 수없다. 모든 이야기가 마찬가지다. 내 인생의 이야기를 비롯한 종교, 체제, 이념, 과학적 세계관 전체는 세상의 일부를 기술하는 이야기여서 어쩔 수없이 배제하거나 은폐하는 부분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만 유한한 개인은 무한한 세계를 자기의 내면에 담아낼 수가 있다.

 

 

  -'세계와 나를 맺어주는 도구'-

 

 

 

 

 

 

우리는 무언가에 관심을 갖거나 할 때가 있다.

그 안에는 다 '이야기'가 들어 있다.

진실로 우리는 날 것 그대로 세계를 바라보지는 못한다.

 

 

 

어떤 제품을 좋아하거나, 브랜드를 좋아하는 이유에는 이야기가 있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것도 모르는 이와 친구가 되는 것도

그 안에서 탄생하는 이야기가 있고 그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야지만

우리는 세계를 조금 이해할 수 있다. 

 

 

 

 

3. 책을 다 읽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책을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잡한 사람들 속에서 이 책은 잔잔하지만 가슴에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읽기도 편하고 텍스트가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닙니다.

 

 

무언가 삶이 회의적이고 피곤하고 지친 이들에게 권유하고 싶습니다.

이 책은 인문학 책입니다.

각 이야기 속에는 채사장의 여러 사상이 기저에 깔린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의 관념론적 시각, 불교론적 시각 등이 깔려 있으며 그러한 사유의 바탕에는

본인에게 있었던 여러 가지 사건들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을 통해 힐링한다는 것은 이런 게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생계를 꾸리기 위해 바쁘게 살아가는 모든 분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서 작은 위안을 얻고 현 시점의 자기 인생에 관한 성찰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